도산 직전이었던 '할리데이비슨'이 어떻게 세계 브랜드 제왕의 자리에 올랐을까?

1977년 당시 미국 모터사이클 시장은 일본제 바이크가 주도하고 있었다.

 

쫙 빠졌고 빠르다는 이미지를 구축한 일본제 바이크에 미국인들이 열광했다. 반면 할리는 기름이 새고 툭하면 수리를 받으러 공장에 들어가는 제품이었다. 대중이 보기에 할리를 타는 사람은 지저분하고 헝클어진 외모의 소동을 일으키는 훌리건이나 다름없었다.

그러한 할리데이비슨에 저자인 클라이드 페슬러가 입사해 25년간 도산의 벼랑 끝에 있던 회사를 세계 최고 브랜드로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할리데이비슨, 브랜드 로드 킹>이 국내에 출간됐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할리데이비슨 경영서이다.

저자는 입사 후 할리데이비슨의 처참한 상황을 역전하기 위해 고객의 브랜드 체험에 주목했다.

일본 기업들이 효용성 높은 이동수단을 만들려고 우회전할 때, 할리는 반대로 좌회전하기로 결정했다. 브랜드 체험을 팔기로 한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이동수단 뿐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개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터사이클을 산다는 점에 주목했다.

브랜드 체험이란 브랜드와 접촉하며 생긴 모든 것들의 합이다. 고객의 좋은 체험과 할리 브랜드의 개성을 연계 시킨다면 고객들도 호응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브랜드 연상은 함께 연상케 만들고 싶은 인물, 장소, 제품, 소리, 냄새와 같은 친숙한 대상으로부터 시작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영화, 로큰롤, 음악 축제, 레이싱 팀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영화 '거친 녀석들'에서 중년의 위기를 겪는 교외에 사는 남자들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빠져나와 할리를 타고 여행에 나서며 거친 도로에서 스릴을 만끽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로 할리데이비슨은 이전 할리 라이더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효과를 얻는다.

저자는 브랜드는 단순히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계속 자양분을 주며 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브랜드 복지(brand welfare)다. 브랜드복지는 브랜드를 이상적인 이미지로 계속 정비해가는 작업이다. 고객들이 동조하는 명분 있는 행동과 브랜드를 연계한 것이다.

당시, 할리데이비슨의 이미지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 모두가 함께 후원할 수 있는 잘 알려진 자선 기관을 후원한다면 할리의 고객층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곳이 근육병협회였다. 어린이들이 주요 대상이었다. 누가 어린이를 싫어하겠는가? 모든 계층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근육병협회와 할리데이비슨은 최고의 조합이었다. 할리와 고객 커뮤니티는 8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후원했다.  

또, 할리는 주요 랠리의 후원자로 참여했다. 할리데이비슨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가기 위해 라코니아, 데이토나, 스터지스를 비롯한 많은 랠리를 후원했다. 여러 랠리에 참여하고 후원하는 과정에서 유산과 전통이라는 할리의 미국적 강점은 더욱 강화됐다. 고객들에게 단순히 바이크라는 기계 이상의 체험과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충성도 유지에 훌륭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저자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은 할리데이비슨을 세계 모터사이클의 강자 반열에 오르게 했다. 1986년부터 2006년까지 21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고, 2000년에는 세계 모터사이클 시장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할리데이비슨을 세계 최고 브랜드로 만든 6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어떻게 브랜드를 체험하는 가에서 시작해 신규 매출 창출을 위한 브랜드 확장법, 연상 전략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향상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또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 브랜드 복지로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는 법, 브랜드 팀은 어떻게 구성하며 단계별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기술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각 장을 매뉴얼 방식으로 서술했다는 것이다. 할리의 브랜드 전략을 배우고 싶은 기업에서는 그만큼 이해하기 쉽고 활용이 용이하다.

이 책은 설립 후 12년간 수많은 CEO를 접해온 한국CEO연구소가 국내 첫 'CEO 전문출판사'를 선언하며 펴낸 글로벌 기업·인물 시리즈의 첫 장품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그런만큼 판매방식도 차별화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의 판매망을 이용하지 않고 한국CEO연구소 인터넷 스토어를 통해서만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번역자인 박재항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는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미래연구실장, 기아자동차 마케팅전략실장 등을 역임한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다. 박 대표의 이러한 경력은 이 책을 더욱 맛깔스럽게 읽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